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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도 모르게 중독됐다" 자비행 실천 '복면봉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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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1-06 11:06 조회1,0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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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도 모르게 중독됐다" 자비행 실천 '복면봉사왕'

울산 중구 복산2동주민센터 박상구 동장

프로그램: BBS울산불교방송 아침저널3부(FM 88.3Mhz 08:30~09:00)
진    행: 박상규
출    연: 울산 중구 복산2동 박상구 동장

Q. 봉사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서 자신을 돌보지 않고 애를 씀'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이를 행하는 사람을 '봉사자'라고 하고 스스로 하는 자를 '자원봉사자'라고 하죠. 참으로 고마운 존재라 할 수 있는데요.
울산에 아주 독특한 복장으로 10년 넘게 자원봉사를 해온 분이 있습니다.
복면을 쓰고 이웃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분인데요. 오늘 BBS울산불교방송 아침저널3부에서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Q. 본인 소개해주시죠?

저는 울산 중구 복산2동주민센터 동장으로 근무하는 박상구입니다.

Q. 복산2동 동장님이십니다. 박상구 동장님.

네.

Q. 공직생활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10년 넘게 봉사활동도 하고 계시고, 어떻게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까?

2000년 무렵 시청에서 근무할 때였습니다. 울산시 해오리 자원봉사단에 가입해서 한달에 한번씩 청소도 하고 어르신들 식사보조 봉사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보람을 느끼게 됐고 저도 모르게 자원봉사에 중독된 것 같습니다.

Q. 이웃에게 웃음봉사를 잘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주로 어떤 봉사를 하십니까?

웃음봉사를 한지는 몇년되지 않았구요. 예전에는 시설청소와 어르신 식사보조가 주요 봉사내용이었고 이제는 마술과 품바공연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부분에 대한 봉사를 할 생각입니다.

Q. 자원봉사를 처음 하시는 분들이 지금 동장님처럼 마술이나 품바.. 이런 웃음봉사를 하긴 쉽지 않잖아요.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점차 발전해나가는군요. 동장님은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하시면서 여러 단체에 가입돼 있으시죠?

울주군공무원 자원봉사단 해뜸이, 온산에 있는 절 회원들과 한달에 한번 두동 동향원에 가서 목욕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 웃음치료사들이 결성한 울산웃음나눔봉사단에서 노래와 춤 봉사를 하고 있고, 시청공무원불자회 가릉빈가예술단에서 품바와 마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특히 눈길 가는 것이 울산시공무원불자회 가릉빈가예술단원이신데.. 불자시군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습니까?

네. 어릴적 부모님이 절에 자주 가시고 불공도 드리고..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불교와 친밀해졌습니다.

Q. 봉사활동 나가시면 인기가 참 많겠어요?

네. 인기는 많은데 부담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봉사활동을 나가면 요양보호사님들이 주로 여성분입니다. 웃음을 드리기 위해 그 분들과 함께 춤을 추고 하는데 아내가 사진을 보고 한마디씩 할때도 있습니다.

Q. 동장님은 특히나 복면을 쓰고 봉사활동을 하는 복면봉사왕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가면을 쓸 생각이 없었습니다. 맨 얼굴로 어르신들 앞에서 춤도 추고 여자옷을 갈아입기도 했는데, 어르신들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을 웃길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파티복 대여점에 갔습니다. 가봤더니 다양한 가발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밋밋한 백색의 가면 2개를 사서 인근 미술학원 원장님을 찾아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더니 일주일만에 아주 근사하면서 웃긴 그림을 그려주셨습니다.

Q. 아마 미술 원장님도 깜짝 놀라셨을 거에요. 이런 부탁을 해오신 분이 없었을테니깐.. 아마 동장님의 좋은 뜻을 이해하고 멋진 그림을 그려주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남에게 웃음을 주는 일이 쉽지 않잖아요? 직업이 개그맨도 아니고 동장님이신데.. 웃음을 주려고 많은 노력을 하실 것 같아요?

주로 토요일과 일요일에 봉사활동을 하는데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밖에서 운동하는 대신 집 거실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춤추면서 땀을 흘리구요. 마술 연습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전국 품바 공연 가운데 가운 웃긴 장면을 보면서 제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일부 주민들이 제 춤을 어정쩡하게 흉내를 많이 내고 있어서 오히려 제가 웃을 때가 많습니다.

Q. 새로운 개인기 연습도 하실것 같은데.. 마술은 최근에 연마하신 겁니까?

마술은 연습한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어느날 요양보호사님들이 "어르신들이 하루종일 아파서 기운이 없는데, 마술을 좀 해달라"고 요청해서 인터넷을 보고 독학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술도구가 상당히 고가입니다. 가끔 부산에 가서 저렴한 마술도구를 몇개씩 사오고 나머지는 제가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비둘기 마술을 보여달라고 하는데 그건 제가 비전문가이고 고가이기 때문에 사실 보여드리기 어렵습니다.

Q. 주로 연습은 어떻게 하십니까?

아침 6시에 일어나면 거실에서 녹음기를 틀어놓고 품바나 민요 춤 등을 연습합니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합니다.

Q. 아침부터 하면 가족들이 싫어할텐데요?

네. 물론 싫어하는데 이제는 만성이 되서 괜찮습니다. 얼마전부턴 민요춤을 배워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Q.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오셨는데..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까?

봉사활동을 하면 1시간에 10벌 가량의 옷을 갈아입습니다. 무대에 등장하거나 퇴장할 때 일부러 절뚝걸음이나 종종걸음을 하고 가면도 바꿔오면 어르신들이 엄청 좋아합니다. 그 이후엔 마술도 보여드리구요. 요양원에 가면 병실에서 하루종일 움직이지 못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제가 직접 병실로 찾아가 마술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Q. 어르신들이 아픈 와중에 동장님 공연을 보고 환하게 웃으시면 그만큼 보람되는 일도 없을 것같아요. 반면에 어려운 점도 상당히 많을것 같은데요?

(봉사활동 초기인)15년 전에는 제 몸이 팔팔했는데 이제는 갈수록 몸이 지치는 것 같습니다. 봉사는 기쁜 마음으로 해야되는데 어떨 때는 제 몸이 너무 지치다보니까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이 때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구요. 특히 웃음봉사를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어르신들 아침 식사보조를 하고 있는데요. 일주일 사이에 제가 식사를 도와드린 어르신들이 돌아가실 때가 있어요. 일주일 뒤에 가서 "어르신 어디 가셨어요?" 했는데 "수요일에 돌아가셨다"라는 답이 돌아왔을 때, 정말 눈물이 납니다. 그래도 제 공연을 보시고 식사보조도 받으셨으니 좋은 곳으로 갔을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네. 말씀을 하시면서 눈시울이 붉어지셨네요. 자, 분위기를 좀 바꿔서.. 지난해였죠? '울산시 공무원 자원봉사왕'에 선발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공로를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요? 어땠습니까?

네. 기분은 좋았습니다만 저보다 더 숨은 곳에서 더 많은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봉사시간이 많은 것으로만 상을 받은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실제로, 봉사를 하고 봉사시간을 올리지 않는 분들도 많거든요. 지금도 보면 진짜 참다운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사시는 '광명원'이라고 있습니다. '행복한사람들'이라는 봉사단체에서 함께 봉사도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한두번씩 빠지고 있는데.. 그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Q. 아주 겸손한 말씀 해주셨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남을 위해 봉사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자. 동장님 이제 퇴직이 얼마 안남으셨죠? 혹시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셨습니까?

네. 2년 가량 남았습니다. 생각을 해봤는데요. 동장생활을 하면서 보니, 각종 여성단체가 무료경로식당에서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직접 요리해서 배식하고 같이 밥을 먹더라구요. 저도 3개 단체를 따라다니면서 배식이나 설겆이 등을 해왔는데요. 앞으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에는 경로식당 일을 하고 오후에는 울산지역 모든 경로당을 돌아다니면서 마술과 품바공연을 할 생각입니다.

Q. 퇴직이후에도 봉사는 뗄 수가 없군요. 혹시 바람이 있습니까?

바람이 있다면 현재 진정한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단지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잠시 왔다가 남에게 부탁하고 가는.. 이런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마음이 아팠구요. 자원봉사는 하는 사람도 행복하고 기쁘지만 받는 사람도 행복하고 기뻐야 합니다. 양쪽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룰 때 진정한 자원봉사의 꽃이 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BBS울산불교방송 청취자를 비롯한 울산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울산시민 여러분, BBS 애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자원봉사는 몸이 건강할때 지금하는 것이 진정한 자원봉사입니다. 향후에 나이 들어서 봉사해야지, 돈 좀 생기면 봉사해야지, 이럴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어디든지 자원봉사센터를 찾아주십시오. 여러분들이 자원봉사할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Q. 우리 지역 인물과 만나는 울산BBS 아침저널 '박기자의 파워인터뷰'는 오늘 '복면봉사왕' 중구 복산2동 박상구 동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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